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로 확장해 '경제영토'를 세계 1위 수준으로 키운다.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FTA와 경제동반자협정(EPA) 등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첫 통상 '청사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상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주요 신흥 시장으로 FTA 네트워크를 더 확대해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원부국인 몽골을 비롯해 파키스탄·방글라데시와 EPA를 체결해 서남아 통상벨트를 구축한다. 탄자니아·모로코와도 EPA를 추진해 아프리카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 앞서 타결된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에콰도르 등 중동·중남미 지역 FTA는 22대 국회에서 발효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가 통상로드맵을 마련하고 나선 것은 미·중 분쟁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번 로드맵에서 새롭게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금은 새로운 통상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는 과도기"라며 "통상외교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